회삿돈을 빼돌려 자택 공사비용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오전 10시쯤 경찰청 북관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조 회장은 회삿돈 횡령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7층에 위치한 특수수사과 조사실로 들어가 밤 11시가 넘어 나왔다.
조 회장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신축공사비 중 약 30억원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에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 회장이 회삿돈 횡령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직접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까운 시일 안에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달 자금 유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한진그룹 건설부문 고문 김모(73)씨를 구속했다. 재벌 총수가 경찰에 소환된 것은 2007년 보복 폭행 사건에 연루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소환된 김승연 한화 회장 이후 10년 만이다.
글=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조양호 회장 회삿돈 횡령 개입 여부 추궁
입력 2017-09-19 18:24 수정 2017-09-20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