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일부 언론, 우리 대통령 말보다 외신을 더 신뢰하는 듯”

입력 2017-09-18 18:14

청와대가 “일부 언론이 우리 정부와 대통령의 말보다 외신, 외국 당국자 말을 더 신뢰하는 것 같다”며 최근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 방향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야말로 우리 중심적인 사고, 국익에 기반한 독자적인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의 관점보다는 지나치게 외부 시선에 의존하는 기사들이 가끔씩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는 소재는 누구에게서 나오든 국익과 무관하게 써도 된다는 인식이 (일부 언론에) 있다는, 의심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금의 현재 외교안보 상황은 매우 엄중하고 너무나 민감한 시점”이라며 “너무 아슬아슬한 내용의 보도가 많아 외교 관계, 특히 미국과의 관계가 꼬일 수 있는 지점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입장 표명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을 둘러싼 국내 언론의 오역이 발단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밤 트위터에 ‘북한에 기름을 사려는 줄이 길게 서있다. 딱하네!(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언론은 이 문장을 “긴 가스관이 북한에 형성 중이다. 매우 유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남·북·러 가스관 사업 구상을 공개 비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이 우선해야 할 부분들은 팩트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해석”이라며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불만은 일부 국내 언론이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 확인 없이 외신을 그대로 인용 보도해온 상황에서 비롯됐다.

지난 7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전했고,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하자 청와대는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