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커가는 거래소 이사장 선임

입력 2017-09-18 18:27
‘금융권 친박(친박근혜)’으로 불린 정찬우(54)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물러났지만 후임을 둘러싼 잡음은 더 커지고 있다. 정치권이 정권 개입설을 제기한 가운데 거래소는 후보 난립 등을 이유로 추가 공모에 들어갔다.

정 이사장은 18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임직원들과 비공개 퇴임식을 가졌다. 지난해 10월 취임해 11개월 만이다. 원래 임기는 2019년 9월까지다. 정 이사장은 지난달 17일 금융 당국에 사의를 표명했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 이사장 후보를 추가로 공모한다고 발표했다. 26일까지 추가 공모를 받는다. 이어 다음 달 11일과 24일 회의를 거쳐 새 이사장을 뽑을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후보가 몰리자 잡음이 일어날까봐 추가 공모를 발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마감된 1차 공모에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 박상조 전 코스닥위원장, 이동기 거래소 현 노조위원장, 유흥렬 전 거래소 노조위원장 등 1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에선 내부 승진 기대감이 있었지만 관료 출신인 김 전 원장이 지원하면서 사실상 정부가 ‘낙하산’을 낙점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권에선 ‘윗선 개입’ 가능성을 제기한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거래소 이사장 공모가 왜 추가로 진행됐느냐. 어디서 연락받은 것 있느냐”고 추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들리는 얘기가 많다. 문재인 대선 캠프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에 파워게임이 붙었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