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국유재산을 활용해 수익사업을 벌이는 지자체와 공기업이 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기획재정부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땅과 건물 등 국유재산이 지난해 10월 1000조원을 넘어섰다. 도심 학교의 잇단 폐교와 도로, 철로의 확장 등으로 늘어난 국유지는 전 국토의 20%에 달하고 있다.
국유재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 중 대표적인 건 열차가 다니지 않는 기찻길과 쓸모가 없게 된 터널을 자산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는 장항선 개량사업에 따른 방축동∼옛 도고온천역∼봉농리 아산구간 폐선부지 14.7㎞에서 내년부터 연간 2억4000만원의 사용료 수익을 올리게 됐다고 최근 밝혔다. 충청본부는 연말까지 해당 폐선구간 상부에 32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발전시설을, 하부에는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당초 선형부지인 아산구간은 폐선이 된 철로의 폭이 6∼7m로 좁아 그동안 적절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충청본부가 아산시, 태양광 민간사업자와 머리를 맞댄 결과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전남 보성군은 1990년대부터 제암산 일대 국유지 160㏊를 산림청에서 단계적으로 임대해 제암산자연휴양림으로 조성했다. 휴양림은 올 상반기 입장객만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전국 각지에서 ‘힐링’과 휴양을 원하는 관광객들의 명소가 됐다. 군은 제암산휴양림이 관광명소로 부상하자 활용방안이 뾰족하지 않은 문덕면 용암리 군유지 240㏊와 제암산 일대 국유지를 교환하는 방안을 수년 전부터 추진해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성사시켰다.
군은 사계절 여행지로 떠오른 제암산자연휴양림에 펜션형 숲속의 집 24동과 연립형 숲속휴양관 12실, 제암휴양관 11실 등 총 47실의 숙박시설과 짚라인 등 체험시설을 갖춰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다. 문금주 전남도 기획실장은 “중앙과 지방 정부가 협력체계를 강화해 유휴 국·공유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며 “체계적 활용방안을 찾기 위한 통합 데이터 구축과 제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
유휴 국유재산 활용 사업 ‘누이 좋고 매부 좋네’
입력 2017-09-18 17:52 수정 2017-09-18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