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수도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들이 원인 모를 질환에 시달리자 미 정부가 아바나 대사관을 다시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바나 주재 미대사관 직원들이 연이어 의문의 청력 손실과 뇌 손상을 겪게 되면서 미 정부는 이를 쿠바 당국의 비밀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쿠바 정부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미국이 자국 주재 쿠바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등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반세기 만에 정상화된 양국 관계가 다시 암초를 만난 형국이다.
미 의회까지 아바나 대사관 폐쇄론을 제기하는 상황에 이르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현재 (대사관 폐쇄 여부를) 평가·검토하고 있다”면서 “외교관들에게 고통스러운 피해가 발생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 피해를 입은 외교관 중 일부를 미국으로 귀국시켰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는 쿠바 당국이 일종의 음파 장비를 동원해 암암리에 미 외교관들을 공격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21명의 아바나 주재 미대사관 직원이 비슷한 증상을 겪었고, 현지 캐나다대사관 일부 직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美, 쿠바 대사관 폐쇄 검토
입력 2017-09-18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