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北 핵·미사일 해법 ‘우클릭’

입력 2017-09-18 18:19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가 안 대표 옆자리에 앉아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할 때”라며 ‘안보 우클릭’ 기조를 표명했다. 당 내부에선 전술핵 재배치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남북교류 협력추진에 방점을 찍었던 당 노선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 관련 대응 방향 및 해법’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은 ‘게임 체인저’(흐름을 바꿔놓는 중대한 사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대북 정책)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리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단호한 의지를 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고강도 대북 압박 카드를 배제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식 핵무기 공유를 제안한 바 있다. 나토 회원국이 미군의 핵무기 일부를 공유하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한 의원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26년이 지났는데 과거의 대북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대북 정책 이견은 당 정체성 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해야 한다는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한 호남 중진 의원들은 당내 강경론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동북아시아의 핵 확산 우려가 고조되는 문제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카드라는 주장이다. 정동영 의원은 “국민의당은 대북 포용 정책을 계승, 발전한다는 강령에서 이탈해선 안 된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당내 이견이 갈등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이번에 분명하게 당론을 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