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학생들의 깜찍한 선거 공약이 54년 전통의 초등학교 교명을 바꿨다.
부산시교육청은 학교 이름 탓에 놀림을 받던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초등학교’ 교명을 내년부터 ‘용암초등학교’로 변경한다고 18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 8월 대변초에서 교명이 학교 이미지와 학생 정서를 저해한다며 교명 변경을 요청함에 따라 이날 교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용암’은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옛 지명이다.
시교육청은 대변초 교명을 용암초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 일부개정안을 11월 부산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대변초 교명은 1963년 개교 이후 54년 만에 바뀌게 된다.
이 학교의 교명 변경 움직임은 올해 초 한 학생이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서 ‘교명을 바꾸겠다’고 공약한 뒤 본격화됐다. 학생들은 “대변초등학교에 다닌다고 하면 친구들이 놀린다”거나 “우리도 멋진 학교 이름을 갖고 싶다”며 하소연했고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총동창회, 주민대표 등이 나서 교명변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대변’은 기장군 대변리의 지역 명칭을 딴 이름이다. 1963년 개교한 이 학교에는 현재 77명이 재학 중이다.
부산=윤봉학 기자bhyoon@kmib.co.kr
54년 전통 부산 ‘대변초’→ ‘용암초’로 변경… 학생회장 선거공약이 교명 바꿨다
입력 2017-09-18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