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공화국’… 작년 674만건

입력 2017-09-19 05:01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소송 사건은 674만7513건으로 2015년보다 6.06% 증가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소송이 많았던 1998년(698만7400건)에 버금가는 수치다. 법적 판단에 기대 기어이 시비를 가리고자 하는 ‘소송공화국’의 면모가 계속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은 이 같은 통계와 사법부의 운영 내역을 담은 ‘2017년 사법연감’을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사법연감에서는 감소세였던 우리 사회의 소송이 다시 증가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98년 이후 500만건대로 줄어들었던 소송은 2013년 659만720건을 기록한 뒤 다시 2년간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해 670만건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조정·집행·신청사건 등을 제외하고 정식 재판으로 이어진 본안사건만 추리더라도 민사 분쟁은 인구 1000명당 18건, 형사 분쟁은 1000명당 5건이다. 민사본안사건은 2015년보다 3.3% 줄었지만 공판이 이뤄진 형사본안사건이 같은 기간 6.42% 늘었다. 1심 판결로도 다툼이 끝나지 않아 항소심을 선택하는 비중은 민사·형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높아졌다.

최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상고법원 설치나 대법관 증원을 고민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우리 사회의 소송 증가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작은 다툼도 법적 해결을 거쳐야 승복하는 경향, 경제규모 확대에 따른 분쟁의 증가, 변호사 등 법률시장의 확대가 원인으로 꼽힌다. 사법부도 생활형 분쟁 집중처리부 신설 등 소송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대국민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