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법원에 해당하는 항소파기법원(파기원)이 16일(현지시간)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무함마드 무르시(사진) 전 대통령에게 사실상의 종신형 선고를 내렸다.
파기원은 무슬림 형제단 출신인 무르시가 대통령 재임 기간 카타르에 국가기밀 문건을 유출해 국가안보를 침해했다고 판시하며 최종 선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집트에서 징역 25년형은 종신형에 해당하며, 파기원 판결에 대해선 추후 항소가 불가능하다.
무르시는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 당시 민중봉기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축출된 이후 2012년 민주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이듬해 7월 압델 파타 알시시 현 대통령이 주도하는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군부는 2014년 다른 9명의 공범과 함께 국가기밀을 카타르 측에 누설했다는 혐의로 무르시를 재판에 넘겼다. 무르시는 지난 2012년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도 기소돼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카타르는 2012∼2013년 당시 무르시 정권을 지지했다. 군부는 무르시가 수백만 달러에 국가기밀 문건을 카타르 정부에 넘겼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무르시 변호인은 파기원이 2016년 6월 하급심이 불법단체를 이끈 혐의로 판결한 종신형을 인용했을 뿐 국가기밀 누설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무르시 前 이집트 대통령 간첩 혐의로 종신형 확정
입력 2017-09-17 18:35 수정 2017-09-17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