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風에 지지율 오른 아베, 조기총선 승부수?

입력 2017-09-17 18:34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이달 말 임시국회에서 중의원을 해산할 방침이라고 17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다른 주요 언론도 중의원 조기 해산과 총선 실시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오는 28일 임시국회가 소집된 뒤 며칠 내로 중의원이 해산될 경우 다음 달 22일이나 29일 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중의원 임기가 1년3개월이나 남았지만 아베 총리가 조기 해산하려는 것은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아베 총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학 스캔들 등으로 인기가 급락해 퇴진론까지 나왔지만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지지율이 다소 회복됐다. 이런 와중에 제1야당 민진당은 5%에 못 미치는 지지율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무엇보다 집권 자민당에 가장 위협이 되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전국 규모 신당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고이케 지사의 신당이 출범해 야권 연대로 반(反)아베 전선이 꾸려지기 전에 총선을 치르는 게 집권 자민당 입장에서 최선이라는 얘기다. 다케시타 와타루 자민당 총무회장은 중의원 해산에 대해 “결국 아베 총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지만 그렇게 멀지 않다는 생각을 모든 의원들이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목표인 헌법 개정을 이루려면 총선 승리가 필요하다. 앞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당내에서 개헌에 대한 신중론이 나오는 등 개헌 추진 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 7월 20%대까지 추락했다가 최근 40∼50%로 회복됐다. 북한발 핵·미사일 위기가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키는 모양새다.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