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을 조만간 실전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 12형 발사훈련을 현지지도했다”며 “김 위원장이 ‘화성 12형의 전력화가 실현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5일 평양 인근 순안비행장에서 실시한 화성 12형 발사가 실전배치를 앞둔 마지막 시험발사였음을 시사한 것이다. 두 차례 시험발사 뒤 전력화에 들어간 고체 추진 준중거리미사일(MRBM) ‘북극성 2형’에 이은 올해 들어 두 번째 신형 미사일 실전배치다.
화성 12형은 지금까지 북한이 실전배치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사거리가 가장 긴 미사일이다. 15일에는 순안에서 일본 홋카이도를 넘어 3700여㎞ 거리를 날아갔다. 북한은 앞서 화성 12형 사거리를 6500㎞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화성 12형은 북한이 시험발사를 통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한 첫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실전배치된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400㎞ 이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2년간 운용발사에 실패하는 등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반면 올해 세 차례 시험발사한 화성 12형은 비행거리가 780㎞(5월 14일)에서 2700여㎞(8월 29일)로, 15일에는 3700여㎞로 다시 늘어났다. 북한이 미사일 추진체와 단분리, 유도 기술, 자세제어 기술 등을 갖췄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성 12형 실전배치는 북한이 주일 미군기지를 넘어 태평양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으로도 보인다.
북한은 화성 12형을 지상 거치식발사대가 아닌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직접 쏘아 올렸다. 거대한 화염에도 TEL 손상이 없었다. 미국의 정찰위성이나 우리 탐지자산으로 화성 12형의 움직임 포착이 어려워져 그만큼 대응이 어렵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화성 12형이 실전배치되면 북한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ICBM 개발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北 “화성12형 실전배치”… 이제 ‘ICBM 전력화’만 남았다
입력 2017-09-17 18:28 수정 2017-09-18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