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가려고 멀미약 ‘키미테’ 눈에 바르기까지

입력 2017-09-17 22:00
최근 5년간 병역 면탈 적발 건수가 22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17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병역을 회피하기 위한 수법으로는 고의적인 체중변화가 57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신질환 위장과 고의 문신이 각각 52건으로 뒤를 이었다. 안과질환으로 위장한 경우도 22건이나 됐다.

2014년 현역병으로 분류됐던 A씨는 멀미 예방패치인 ‘키미테’를 눈에 바르는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하다 적발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키미테의 주성분인 스코폴라민이 눈에 들어가면 동공이 확대되는데 이를 이용해 시력 장애를 유발한 수법이다. 아무 문제가 없는 무릎을 의사와 짜고 수술하거나 통풍 진단서를 허위로 제출한 경우도 있었다.

적발 건수도 줄지 않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3년 45명, 2014년 43명, 2015년 47명, 지난해 54명이 적발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벌써 38명이나 적발됐다. 병무청은 2012년부터 특별사법경찰을 두고 병역 면탈을 수사하고 있지만 인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 의원은 “병역처분 기준을 강화하고 특사경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역 면탈 행위는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