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
양 정상은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수록 더욱 강화된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을 받아 몰락의 길로 들어선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더욱 강력하고 실효적인 압박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 정상은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 등 단호한 입장을 밝혔음에도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을 엄중히 규탄하고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강화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면 우리 자체적인 억지·방위능력과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문제와 정부의 첨단 무기 보강 작업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과 협조를 보이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동맹 강화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를 포함한 대북 제재 안보리 결의들을 더욱 철저히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앞으로 관련 협력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응하고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제반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오전 11시부터 25분간 진행됐다. 두 정상 간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다섯 번째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8일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전도 펼칠 예정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한·미 정상 ‘北 몰락의 길 깨닫도록’ 강한 압박 합의
입력 2017-09-17 18:31 수정 2017-09-18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