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5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한목소리로 강력 규탄했다. 그러면서도 여야 지도부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과 문재인정부의 안보 능력을 놓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은 자신의 무모한 도발이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며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은 북한 도발에 대한 군사적 대응태세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북한은 오늘 미사일 도발로 더 깊고 어두운 수렁에 빠지게 될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한국당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적당한 제재로는 북한을 제어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는 대북·안보 정책과 관련해선 상대를 향한 비판에 열을 올렸다. 추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한국당을 향해 ‘사대외교’ ‘국익저해 행위’라고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 와중에 한국당 의원들이 전술핵 배치 필요성 설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연기한 장본인인 한국당이 미국 정부에 전술핵 배치 요청을 하러 가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리의 전술핵 배치에 위협을 느껴 핵 개발을 포기할 리 만무하며, 전술핵 카드로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자는 것도 매우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며 “한국당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부정하는 전술핵 배치 주장을 철회하고 사대외교·국론분열·국익저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보수야당은 북한의 거듭된 도발이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안보 무능’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세계를 비웃는 듯 오늘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쐈는데, 우리 정부는 재래식 무기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한심하다”며 “권총 들고 온 사람에게 바늘로 싸우겠다고 하는 것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또 800만 달러 상당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북한에 어떤 시그널을 보내려고 하는지, 정부의 오락가락 갈팡질팡 좌충우돌 정책에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을 쏘아대는 지금이 적기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정부와 각을 세웠다.
글=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전술핵 반대” VS “안보 포기냐”
입력 2017-09-15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