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커튼콜을 외칠 때는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왔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영산아트홀에서 90분의 공연을 끝낸 합창단 ‘아이소리앙상블’ 단원 39명은 눈물과 웃음이 뒤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관객들은 “‘N포세대’들에게 희망을 선물해줬다”며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이 지원하는 (재)파라다이스복지재단(이사장 최윤정)이 2009년 창단한 ‘아이소리앙상블’은 세계 최초의 인공와우 청각장애아합창단이다. 인공와우는 귓속 달팽이관에 삽입돼 전기신호를 통해 소리를 인지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7∼16세 청각장애아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2010년부터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는데 지금까지 150여명이 단원으로 무대에 섰다.
인식할 수 있는 음역대가 좁아 음악을 듣는 것조차 어려운 단원들이지만 열정적인 도전과 연습을 통해 기적 같은 공연을 펼쳤다. 이날 무대에선 ‘Dancing Queen’과 ‘도레미송’ 등 친근한 뮤지컬 곡과 가요, 동요 등을 개사한 노래로 유쾌하고 따뜻한 음악극이 펼쳐졌다.
최숙경 지휘자는 “잘 들을 수 없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부르는 아이소리앙상블의 노래가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영산아트홀 울린 청각장애아들의 ‘하모니’
입력 2017-09-15 18:48 수정 2017-09-15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