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사진) KB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윤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확대위는 이날 오후 서울 명동 KB국민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7명의 후보군을 윤 회장, 김옥찬 KB금융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3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압축했다. 이 가운데 김 사장과 양 사장이 고사해 윤 회장만 심층평가 대상자로 확정됐다.
확대위는 지난 8일 추린 7명(내부 4명, 외부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로서 업무경험,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논의와 투표를 거쳐 후보군을 3명으로 줄였다. 외부 출신 후보자 3명은 모두 숏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영휘 확대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7명에 대해 사외이사들이 재차 검증하며 논의했지만 평가 점수 집계 결과 내부 후보와 외부 후보 간 격차가 컸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정은 오는 26일이다. 확대위는 이날 180분 이내의 인터뷰 형식의 심층평가를 실시한다. 윤 회장에 대한 인터뷰가 끝나면 투표를 통해 윤 회장의 연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계열사 CEO인 다른 후보 두 명의 인터뷰 고사는 KB국민은행장 자리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선 윤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연말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KB금융만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 반발이 막판 변수다.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KB노협)는 윤 회장 연임을 반대하며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해 왔다. 지난 13일에는 KB노협이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 사측이 개입했다며 업무방해죄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윤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일각에선 노조의 이례적인 반대가 은행장 분리 등 상황에서 영향력을 얻기 위한 ‘실력행사’라고 보고 있다. KB노협은 회장 선출 과정이 불투명했다고 지적하며 참여연대 출신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KB금융 윤종규 회장 사실상 연임
입력 2017-09-15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