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1월 방일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0∼11일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기회에 한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첫 미·일 정상회담 때 아베 총리를 미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자신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로 초대해 함께 골프를 즐겼다. 둘은 약 5시간 동안 27홀을 돌았다.
아베 총리는 “첫 홀에서 친 드라이버 샷은 내 인생에서 베스트 파이브(5)에 들어가는 샷이었다”고 말하는 등 당시 회동을 미·일 우호 관계의 상징으로 자주 활용했다. 아사히는 아베 총리가 이번에도 ‘골프 외교’를 통해 대내외에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골프 회동을 주말인 11월 4∼5일에 갖는 방안을 미국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은 골프광이다. 휴가 때마다 야마나시현 별장에서 4, 5차례 라운딩을 한다. 다만 지난달 여름휴가 때는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자신이 연루된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북한 미사일 발사로 안보 정세가 긴박해진 탓이다.
아사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이 아베 총리에게는 ‘골프 해금(解禁)’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리실 간부는 “임시국회 회기 중이지만 토·일요일이어서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선 “북한 정세가 여전히 긴박한데 너무 한가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아베, 트럼프와 ‘골프 회동’ 추진
입력 2017-09-14 18:13 수정 2017-09-14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