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강도로 분장해 아이를 겁주는 내용의 몰래카메라(몰카) 영상 등을 찍은 유튜브 채널 운영자 2명이 경찰에 고발당했다.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린 아이에게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는 자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영상으로 찍은 혐의(아동학대)로 유튜브 채널 운영자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어린이 채널 운영자 A씨는 강도로 분장한 아빠를 보고 공포에 떨며 우는 아이 모습을 담은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에서 아빠는 엄마를 잡아가겠다며 전기 모기채로 아이에게 겁을 줬다. 이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라며 엄포를 놓았고 아이는 울면서 지시에 따랐다. 해당 영상에는 ‘눈물의 몰카 성공’이라는 자막도 함께 나왔다.
또 다른 어린이 채널 운영자 B씨는 5세 아이가 아빠 지갑에서 돈을 훔쳐 뽑기를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을 차로 깔아뭉개거나 아이가 실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유튜브에 올렸다가 언론에서 문제로 다루자 비공개로 바꿨다.
두 어린이 채널의 동영상은 각각 5만∼230만회 시청됐다. 유튜브는 동영상 조회로 발생한 수익의 절반가량을 영상 게시자에게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고발장을 통해 “유아에게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는 자극적 행동을 했고 이러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해 금전적 이익을 취했다”며 아동착취임을 주장했다. 이어 “해당 유아뿐 아니라 영상의 주시청자 층인 다른 유아·어린이에게도 정서적 학대를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아빠가 강도 분장한 몰카 유튜브… “아동학대” 고발
입력 2017-09-1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