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2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올라갔다. 부채비율은 떨어졌다. 기업경영 실적 개선세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단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으로 자동차와 음식·숙박업 실적이 정체된 건 ‘옥에 티’다.
한국은행은 자산 120억원 이상 비금융 영리기업 1만6645곳 가운데 3324개 기업을 표본으로 삼아 재무제표 등을 분석한 기업경영 자료를 14일 발표했다. 2분기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0% 늘어 1분기(7.9%)에 이어 다시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증가율 8.0%는 2012년 1분기(10.4%) 이후 최고 실적이다. 철강, 반도체 등 주력 제품의 수출 호조와 가격 상승 덕분이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2%로 1분기(6.9%)보다 더 올라갔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72원 남기는 장사를 한 것이다. 기계 및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86.0%로 전분기 89.2%보다 나아졌고, 차입금의존도도 22.6%로 0.6% 포인트 낮아졌다. 성장성과 수익성에 이어 안정성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이루면서 기업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하지만 업종별로 자동차가 포함된 운송장비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2% 감소했다. 서비스업에선 음식·숙박업 매출액 증가율이 0.27%를 기록하며 정체 흐름을 보였다. 대중(對中) 수출 부진에다 중국인 관광객 축소가 겹친 탓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도 여전하다.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이 8.53%인 반면 중소기업은 5.52%에 그쳤다. 차입금 평균 이자율은 대기업이 연 3.24%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연 5.04%나 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큰 차이 없다. 중소기업은 여전히 대기업보다 비싸게 돈을 빌려 비슷한 이익을 내느라 분투 중이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2분기 기업 매출 8% 늘어 5년만에 최고
입력 2017-09-14 18:45 수정 2017-09-14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