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도입된 최대 사거리 500㎞의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타우러스(TAURUS)’의 첫 실사격 훈련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공군은 12일 실사격 훈련에서 타우러스가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했다고 13일 밝혔다.
타우러스는 대전 상공에서 발사될 경우 평양의 핵심 시설을 파괴할 수 있고 휴전선 인근에서 발사하면 6차 핵실험이 진행됐던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 공격이 가능하다. 타우러스의 최대 속도는 시속 1163㎞로 서울 인근에서 발사하면 15분 안에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충남 태안반도 인근 서해 상공의 F-15K 전투기에서 발사된 타우러스는 자체 항법 선회비행을 통해 약 400㎞를 날아가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사격장에 설치된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타우러스는 직도사격장 상공을 돌아 발사지점까지 온 뒤 다시 사격장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 정밀 타격했다.
타우러스는 1500m 상공에서 발사된 뒤 적 공중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고도 500m로 하강해 비행했다. 이어 직도사격장 근처에서 3000m까지 급상승한 뒤 거의 수직으로 낙하해 목표지점에 명중했다.
공군은 타우러스의 최대 사거리가 500㎞지만 사격장 주변 안전을 고려해 비행거리를 조정했고, 비활성탄을 사용했다. 비활성탄은 실제 탄약과 동일하지만 폭약이 제거돼 폭발성은 없다.
타우러스는 북한의 도발 징후가 포착되면 적 방공망 사거리를 벗어난 후방지역에서 날아가 적의 주요 전략목표를 즉시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항공기와 조종사의 생존성을 높일 수 있는 우리 군의 전략무기로,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 수단이다.
타우러스는 스텔스 기술이 적용돼 북한 레이더망에 탐지되지 않는다. 또 군용 인공위성위치정보(GPS)를 장착해 전파교란 상황에서도 목표물 반경 1m 이내의 정확한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구축한 지하벙커(지하 8m)까지 관통해 파괴할 수 있는 위력도 갖추고 있다. 공군은 1차로 올해 말까지 170발을 도입하고 2차로 내년에 90여발을 더 들여올 계획이다.
한편 군은 경북 성주 주한미군 기지에 사드(THAAD) 발사대 배치가 완료됨에 따라 내년 말까지 남부지역의 패트리엇(PAC-2) 1개 포대를 수도권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드 배치로 남부지역의 미사일 방어 역량은 강화됐지만 사드 방어권 밖에 있는 수도권은 미사일 방어 역량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군은 대구에 있는 패트리엇 1개 포대를 수도권으로 전진 배치할 방침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이런 계획을 국회 국방위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평양 지하 8m 벙커 파괴 ‘타우러스’ 첫 실사격훈련 성공
입력 2017-09-1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