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마지막 확진 환자 사망… ‘74번’ 70代, 1년9개월여간 투병

입력 2017-09-13 21:38
국내 마지막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13일 새벽 사망했다. 메르스로 인한 39번째 희생이다.

보건복지부와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6월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던 74번 환자 이모(73)씨가 1년9개월여간의 투병 끝에 이날 0시13분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인은 심부전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손상이다.

2015년 메르스 파동 당시 이씨의 부인이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부인을 통해 이씨와 당시 만삭이던 이씨의 딸, 사위도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씨를 제외한 3명 모두 회복됐지만 고령인 탓에 이씨는 회복이 더뎠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삼성서울병원을 옮겨다니며 치료받아 오던 이씨는 폐가 굳는 폐섬유화를 앓는 등 2년여의 투병 끝에 결국 심부전으로 다른 장기까지 손상돼 세상을 떴다.

이씨는 마지막 남은 메르스 환자였다. 2015년 12월 24일 종식 선언 후 지난 1년9개월여간 메르스 감염자는 없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의심 신고는 하루 평균 1∼2건씩 접수되고 있고,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약 330명의 의심 환자가 있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아직 메르스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질본 관계자는 “중동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중동 지역과 왕래도 지속되고 있어 안전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2015년처럼 급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은 방지하도록 검역체계 정비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전파 양식의 특성상 국내에서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인지, 국내 검역체계가 강화돼서인지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