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재판에 과도한 비난 빈발… 심각한 위협”

입력 2017-09-13 18:21 수정 2017-09-13 21:09
사진=이동희 기자

양승태(사진) 대법원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제3회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최근 법원이 행한 재판에 대해 건전한 비판의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비난이 빈발하면서 재판 독립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유죄 판결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 국정농단·국정원 댓글 사건 등 수사에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검찰의 반발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오로지 국민이 부여한 재판 독립의 헌법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이와 같은 부당한 시도나 위협에 의연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오로지 재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바람직한 사법행정의 모습을 구현하는 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최근 법원 내부에서의 논의 역시 성숙한 형태로 진행돼 사법의 독립을 굳건히 확립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더욱 두텁게 보장하는 계기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도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법원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다는 것이냐”는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의 질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글=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사진=이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