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지하철역 이름 신경전’이 양측 합의로 해결됐다.
12일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1·2번 출구 안내기둥에 표시된 역 이름에서 ‘IBK기업은행’이라는 별칭을 삭제키로 합의했다. 기존에는 안내기둥에 ‘을지로입구(IBK기업은행)’라고 이름을 병기했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6월 서울교통공사의 역 이름 병기사업 공고에 단독 응찰해 3억8000만원을 내고 2019년 8월까지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을지로입구역 바로 앞에 하나은행 본점 신사옥이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하나은행 본점은 을지로입구역 1·2번 출구와 통로가 연결돼 있다. 신사옥을 지으면서 1·2번 출구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공사비를 부담했고, 이 시설이 설치된 곳도 하나은행 소유의 땅이다.
하나은행 측에선 “고객 혼란과 직원 사기를 감안해 달라”며 문제 제기를 했다. 기업은행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따낸 역명 계약이라 이름을 지울 수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최근 하나은행에서 다시 대승적 결단을 호소했고, 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마무리됐다. 하나은행 본점과 가까운 1·2번 출구 안내기둥의 기업은행 표기를 지우는 대신 기업은행과 가까운 3·4번 출구에 기업은행 표기가 들어간 안내기둥을 세우기로 했다. 이 비용은 하나은행이 부담한다. 다른 출구의 기업은행 이름 병기는 그대로 남는다.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서 은행의 ‘홍보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본점이 있고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 상권과 가까운 을지로입구 역사에는 하나·우리·신한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있다. 을지로입구역 구내 광고판에도 은행들의 광고가 즐비하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비즈카페] 하나-企銀 을지로입구역名 신경전 승자는
입력 2017-09-1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