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백봉 정치문화교육연구원 개원식 및 학술토론회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전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탓인지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등은 서로 눈도 맞추지 않았다.
여야의 신경전은 축사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추 대표가 먼저 야당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추 대표는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소장 인준이 부결돼 국민에게 낯을 들 수가 없다”며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헌재소장 자리를 날려버린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소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도 막막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제발 백봉 선생님의 이름을 팔고 신사인 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국민의당을 겨냥해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협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추 대표의 비판이 계속되자 정 원내대표는 도중에 자리를 떴고, 추 대표에 이어 단상에 오른 박지원 의원은 축사를 통해 추 대표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집권여당 대표가 저렇게 야당을 송두리째 짓밟아버리고 화풀이를 하면 협치가 되겠느냐”며 “저렇게 야단을 치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추 대표는 박 의원의 축사를 듣지 않고 행사장을 나갔다.
김판 기자
여야 지도부, 냉랭한 ‘축사 공방’… “김이수 부결 염치 없는 소행”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입력 2017-09-12 18:51 수정 2017-09-12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