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 국민의당에 러브콜 “이제 진짜 야당 됐다”

입력 2017-09-12 18:53

보수야당은 12일 그동안 ‘문재인정부 2중대’라고 비난했던 국민의당을 치켜세우며 ‘야(野)3당 공조’를 뛰어넘어 정치적 연대를 제안했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부결은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힘을 모으면 정국을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라며 “이번 부결은 지난 5·9 대선 때 구축하려고 했다가 실패했던 ‘반문연대’(반문재인 연대)의 첫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보수야당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한국당의 다른 의원은 “안 대표 등장 이후 국민의당이 달라졌다”며 “야3당 공조를 하는 척하다가 결국에는 여권 편을 들던 국민의당이 이제 진짜 야당이 됐다”고 반겼다. 또 다른 의원은 “보수 진영에서 안 대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안 대표가 정치적 재기를 하려면 보수 진영과 손을 잡아야 할 것”이라며 연대를 손짓했다.

정우택(사진)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 부결을 보면서 문재인정권의 독선과 독주, 협치 실종에 대해 야3당이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기저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좌파 포퓰리즘의 폭주를 멈추게 하고 오만한 정권이 야당을 존중하게 만드는 길은 야3당의 공조에 달려 있다”며 “정책공조·입법공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치적 연대까지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전술핵 재배치 문제와 관련,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공조를 요청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인준 표결의 본회의 결과에 대해 (부결이라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의당이 부결표를 던진 것 같다”면서 “국민의당은 (호남이라는) 지역 연고가 있는데도 헌법재판소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해준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청와대의 부결 비판에 대해 “적반하장의 극치”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수야당은 김 후보자 부결의 기세를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준도 부결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국민의당이 또다시 야3당 공조 대열에 합류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강하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코드 인사를 사법부 수장으로 세우겠다는 여권의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당만 협조한다면 김명수 후보자의 인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