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2015∼2016년 직원 채용 당시 응시자 이름 옆에 ‘○’ ‘X’ 표시를 해 합격자를 뒤바꾼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 합격권에 미달했던 13명이 가스안전공사 직원이 됐다.
감사원은 지난 3∼5월 실시한 공직비리 기동점검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박 사장은 2015년 1월 면접 고득점자 순으로 정리된 명단을 보고받고 6명의 이름 옆에 화살표 표시를 한 뒤 순위 변경을 지시했다. 이중 4명이 최종 합격했다. 박 사장은 “현장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안전공사는 이듬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 감사에서 박 사장의 부당채용이 적발돼 기관장 경고 등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인사 규정도 ‘순위에 따라’ 사장이 결정하는 방식으로 개정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2016년 5월에도 응시자 이름 옆에 ○ 또는 X 표시를 해 점수 미달인 9명을 합격시켰다. 박 사장은 채용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가 추가로 포착돼 지난 9일 구속된 상태다.
이와 함께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경경련) 전 간부들이 2013∼2016년 경기도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교부받은 보조금 가운데 8억5000만원을 빼돌린 사실도 적발됐다. 이 돈은 간부들의 아파트 구입비용, 총선 출마 자금으로 쓰였다. 보조금 집행 실태를 감독하는 경기도 일자리센터장은 경경련 관계자에게 흙침대와 청소기, 스마트폰 등을 지원받고 현금 5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경련은 지난해 9월 경기도 일자리재단에 업무 대부분을 넘기고 해산했다. 감사원은 경경련 간부들이 유용한 금액을 회수할 것을 경기도에 통보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사장이 이름 옆에 ‘○'표 하면 합격… ‘빽채용’ 이번엔 가스안전공사
입력 2017-09-12 18:32 수정 2017-09-12 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