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자동차 판매가 지난달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등 꾸준히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BMW 520d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을 제치고 올 들어 처음으로 베트스셀링 모델 1위에 올랐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한 달간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1만5932대)보다 10.1% 많은 1만7547대로 집계됐다.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는 15만3327대로 전년 같은 기간 14만8411대보다 3.3% 늘었다. 누적 판매 15만대를 넘긴 시기가 한 달 앞당겨진 셈이다.
연간 수입차 판매는 2013년 15만6497대에서 2014년 19만6359대, 2015년 24만3900대로 급증하다 지난해 22만5279대로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 판매 증가세는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 변화, 국산차에 대한 식상함과 불신, 새로운 차종에 대한 욕구, 가격 저항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산차 선택폭이 넓지 않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소비자의 호기심과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더욱이 국내 완성차 업체가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면서 수입차와의 가격대도 좁혀졌다.
돈을 좀 더 쓰더라도 국산차보다는 수입차를 타겠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양한 라인업을 국내에 구축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가는 중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달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5267대)가 1위를 유지하고 BMW(4105대)가 그 뒤를 쫓는 양상이 이어졌다. 일본 브랜드 도요타와 렉서스가 각각 1210대, 1201대로 3, 4위를 기록했다.
5∼10위는 미니 826대, 포드 792대, 랜드로버 743대, 크라이슬러 630대, 볼보 602대, 혼다 541대 순이다.
1∼8월 누적 판매는 1위 벤츠(4만8461대)가 2위 BMW(3만6291대)를 1만2170대(33.5%) 앞섰다. 3∼5위는 렉서스(8147대) 포드(7457대) 도요타(7450대)다.
지난달 베스트셀링 모델 1위는 BMW 520d(921대)가 차지했다. 이 차는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지만 올 들어서는 벤츠 E클래스, 렉서스 ES300h 등에 밀려 한 번도 선두에 서지 못했다.
지난달 BMW 520d에 이은 2위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 ES300h(733대), 3위는 벤츠 E220d 4MATIC(690대)이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국산차 후진 속 수입차 ‘한국 질주’
입력 2017-09-11 17:57 수정 2017-09-11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