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협치와 인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총리는 ‘삼권분립이 아닌 제왕적 대통령 1인제 국가’라는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의 지적에 “조금 전 체험하지 않았나.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가 인준을 못 받았다. 삼권분립이 살아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정부 질문 직전 부결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에 대한 언급이었다. 이 총리는 황 의원이 ‘정세균 국회의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협치에 낙제점을 줬다’고 말하자 “저도 협치가 아쉽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정부의 가장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가 협치”라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에 대해 “대단히 겸손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대통령보다 준비가 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의 균형·탕평·통합 인사 자평에 대해 어떤 견해인가’라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도 “아쉬움이 있었다고 본다”고 답했다. ‘책임총리가 실종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초기 조각 국면에서 그런 아쉬움은 있었지만 협의하지 않은 인선은 없었다. 최근에도 몇몇 인사에 대해 지탱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여야는 대정부 질문에서 각각 전·현 정부에 대한 공세를 펼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부각시켜 적폐 청산을 강조했고,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문재인정부의 사드 임시배치 논란 등 안보 위기를 집중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 박범계 의원은 “국정원이 여론을 조작해 이명박정부가 박근혜정부를 탄생시켰고 박근혜정부의 검찰은 이명박정부의 국정원 문건을 포함한 여론조작 사건을 은폐시켰다고 판단한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이 6차 핵실험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해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손가락만 빨고 있다. 국민들이 운전대를 잘못 맡긴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비판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문재인정부는 미국과 엇나가고 일본과 멀어졌으며 중국에 무시당하고 러시아에 외면당하고 있다”며 외교안보 전략부재를 질타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李 총리 “가장 아쉬운 점은 협치” 與 “적폐 청산” 野 “안보 무능” 충돌
입력 2017-09-11 18:25 수정 2017-09-11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