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후보자, 보수적 역사관·아파트 다운계약서 맹타

입력 2017-09-11 18:26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보수적 역사관 등 ‘이념 편향성’을 보여 장관으로 부적격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새로운 보수) 사관과 전혀 관련 없다”며 “전체 인생에서 한두 가지 흔적으로 내 이념을 말 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고 맞섰다.

여야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뉴라이트 사관을 담은 칼럼·보고서를 작성하고 뉴라이트 인사를 초청했던 전력을 거론했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앞서 박 후보자가 뉴라이트 개념을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지만 과거 행적을 보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겉으로는 모르면서 속으로는 아는 상황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건국절과 정부수립일 차이는 정말 몰랐다”며 “뉴라이트 이념도 한번 들어만 봤을 뿐 잘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보수논객 변희재씨를 학교 행사에 초청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는 “변씨와 학교를 연결한 건 맞지만, 그것만으로 초청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건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수가 특정인을 초청할 때는 학생들이 강연을 들어도 좋을지 미리 판단을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파트 다운계약서 탈세를 포함한 처신 문제도 제기됐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통령의 5대 인사 원칙 가운데 박 후보자는 3가지(세금탈루·논문표절·장남 위장전입)를 위배했다”며 날을 세웠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작성은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양심적으로 깨끗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중소기업계를 이끌 만한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책도 이어졌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조예·경험이 없다”며 “중책을 맡을 준비가 됐는지 회의가 든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최저임금 인상 대책을 묻는 질문엔 “금융·불공정거래 등 피해를 최소화하고 현장 목소리를 들어 잘 대처하겠다”며 원론적으로 답했다. 자진사퇴 의사가 없느냐는 물음에는 “의원들 판단에 따르겠다”면서도 사퇴할 뜻이 없다고 못 박았다.

글=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