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초심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반성해야 한다.”
최흥식(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일성은 ‘초심론’이었다. 금감원이 그간 금융 양극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기본원칙도 확립하지도 못했다는 질책이다.
최 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취임식을 치른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회사들이) 메커니즘 경쟁, 대형화, 글로벌화에 치중하다보니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평가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어 “금융 소외자와 수요자에 대한 배려, 감독 기능 강화가 됐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식 아래 금융시스템 건전화 대책으로 ‘정보 공개 확대’를 내세웠다. 최 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산업 통계와 검사, 제재 정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기업이 저출산 대응 노력, 환경보호, 노사관계 등의 사항을 공시토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금감원은 자율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원장 직속 자문기구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칭) 설치 계획도 내놨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 ‘100대 국정과제’에서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분리한다고 한 계획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확대 해석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에도 답했다. 몸담았던 하나금융그룹 ‘봐주기’ 가능성에는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매지 말라 했다. 철두철미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라는 지적엔 “10년 동안 거주한 (논현동) 다가구 주택의 주변 환경이 깨끗하지 않아 세를 놓고 이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손병두 상임위원을 금융위 사무처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행정고시 33회 출신인 손 사무처장은 금융위에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과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을 거쳤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최흥식 “금감원 초심 잃어… 반성해야 원장 직속 금융소비자보호委 만들 것”
입력 2017-09-11 18:08 수정 2017-09-11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