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오데사 주지사를 지낸 미하일 사카슈빌리(49·사진) 전 조지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과 함께 폴란드 국경수비대의 저지를 뚫고 귀국했다.
사카슈빌리는 국경에서 약 75㎞ 떨어진 폴란드 남동부 도시 르제슈프시를 자동차로 출발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으로 향했다. 사캬슈빌리를 지지하는 우크라이나 야당 ‘바티키프쉬나’(조국당) 여성 당수 율리야 티모셴코가 그와 동행했다. 사카슈빌리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서부 최대도시인 리비프에 도착했지만 수도인 키예프까지 무사히 이동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2004∼2013년 조지아 대통령을 지낸 사카슈빌리는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이다가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겪은 끝에 실권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와 대립하며 친서방 정책을 취하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15년 그를 오데사 주지사에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취했다. 우크라이나 국적까지 부여받은 그는 주지사 업무 추진과정에서 중앙정부 관료들과 갈등을 겪다 18개월 만에 사임했고, 포로셴코 대통령은 그의 우크라이나 국적을 박탈했다.
한동안 미국에 머물던 사카슈빌리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국적 박탈 조치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을 위해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불허했다. 게다가 그는 조지아 정부로부터 배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다. 조지아 정부가 그의 추방령을 요청한 상태지만 우크라이나가 이에 응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사카슈빌리의 불법 재입국을 도운 이들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발표했다.
장지영 기자
‘친서방’ 前 조지아 대통령 국경 뚫고 우크라 입국 강행
입력 2017-09-11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