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6차 핵실험 축하연회에서 핵 개발 책임자들에 대한 무한애정을 과시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은 핵 개발 총책임자로 알려진 홍승무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왼쪽에 세우고, 이홍섭 핵무기연구소장의 팔짱을 낀 채 연회가 열리는 평양 목란관에 들어섰다. 김 위원장이 군 서열 1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에게 이 소장을 소개하자 황 총정치국장은 상장(별 3개) 계급인 이 소장에게 깍듯하게 경례했다. 김 위원장의 특급 대우는 연회 내내 계속됐다. 그는 핵 개발 핵심 두 명을 양 옆에 앉혀놓고 술잔을 부딪치거나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축하연에는 당과 군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황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 직전 열린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 원탁회의에도 등장했던 인물이다. 북한 내 서열로 치면 김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이어 3∼5위다.
축하연과 별도로 평양 인민극장에서 열린 축하공연에선 북한 과학자들이 수소탄 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조립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어 개발자로 보이는 3명이 ‘수소탄’이라고 적힌 물체 옆에서 계기판을 들여다봤다. 북한 매체는 최근 이 물체를 ‘대륙간탄도로켓(ICBM) 전투부에 장착할 수소탄’이라고 주장했었다. 이 영상이 6차 핵실험 준비 과정을 촬영한 것이라면 북한이 ICBM에 탑재할 만큼 소형화된 수소탄을 시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수소탄 시험을 입증하기 위한 고도의 선전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상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팔짱 끼고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고… 김정은, 핵 개발자 특급예우
입력 2017-09-11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