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의 첫 인상은 ‘가볍고 얇다’였다. 크고 무겁다는 대화면 폰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려는 듯 날렵하고 맵씨있게 만들었다. 여기에 편의성을 높인 카메라 기능과 강력한 사운드가 V30의 강점으로 인식됐다.
오는 21일 출시를 앞둔 V30를 지난 8일부터 주말 동안 사용해 봤다. 화면 크기는 6인치로 상반기에 나온 G6보다 0.3인치 크다. 전작인 V20와 비교하면 상단과 하단 테두리(베젤)를 각각 20%, 50% 줄였다. 전면 82%가 화면이다. 전면 LG전자 로고를 없앨 정도로 화면 비중을 극대화해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대화면에도 가벼운 무게를 구현했다. V20 대비 두께는 7.6㎜에서 7.3㎜로 줄였고, 무게는 173g에서 158g으로 가벼워졌다. G6보다도 5g이 적다. 갤럭시 노트8과 비교하면 1.3㎜ 더 얇고, 무게는 37g 더 가볍다. 확실히 한 손에 감기는 그립감이 만족스러웠다. 침대에 누워서 한 손으로 폰을 장시간 조작해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외형을 확인한 뒤 LG전자가 V30의 또 다른 강점으로 내세운 카메라를 작동해봤다.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V30의 후면 카메라는 표준각 1600만 화소, 광각 1300만 화소를 자랑한다. 광학식손떨림방지(OIS)와 전자식손떨림방지(EIS), 하이브리드오토포커스 등 흔들림 없이 최대한 빨리 초점을 맞춰 촬영할 수 있는 현존 대부분의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V30의 광각 카메라는 자체 개발한 렌즈설계 기술을 적용해 가장자리 왜곡 문제를 V20의 3분의 1 수준으로 개선했다. 실제 1∼2년 전 출시된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해보니 카메라 가장자리 왜곡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단체 사진을 찍거나 넓게 펼쳐진 풍경과 광장 등을 촬영할 때 유용했다.
‘그래피’는 카메라 세부 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기능이다. 그래피 버튼을 활성화하자 전문가가 사진을 찍을 때 선택한 여러 설정이 표시됐다. 그 중 찍고자 하는 환경과 유사한 그림을 고른 뒤 셔터를 누르자 전문가가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야경을 찍을 때도 이전에는 설정값을 몰라 너무 어둡게 담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기능으로 손쉽게 찍을 수 있었다. 다만 표시되는 전문가 설정이 사진으로 나타나, 어떤 촬영 환경을 위한 예시인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피 기능에 익숙해지기 위해선 다소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 같았다.
V30의 핵심 기능으로 꼽히는 ‘시네 비디오 모드’는 비디오 세부 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용자들에게 추천할 만했다. ‘시네 이펙트’ 기능은 다양한 예시 화면을 보여주고 고르게 만들어, 조리개와 밸런스를 모르더라도 풍부하고 색다른 영상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스릴러, 로맨틱 등 영화에서만 보던 이른바 ‘렌즈 필터 효과(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광원을 필터링해 좋은 빛만 투과시키는 것)’를 손쉽게 적용할 수 있었다. 화면 내 원하는 지점을 줌 인·아웃 할 수 있는 ‘포인트줌’도 동영상을 영화처럼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갈수록 확대되는 동영상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사운드 성능도 체험해봤다. LG전자는 V30에 하이파이 쿼드 DAC을 탑재하고, 오디오 명가 B&O플레이와 협업으로 음색 튜닝을 더했다. 사운드 프리셋 등 음색과 잔향을 선택해 고음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편의 기능도 강화했다. 디지털 필터를 이용해 소리의 울림인 잔향을 높이니 악기의 소리가 귓가에 좀 더 오래 남았다. 고음질 음원을 저용량 압축해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는 MQA 규격을 스마트폰 최초로 지원한다. 수화기가 보조 마이크 역할을 해 녹음도 보다 명료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AI) 비서는 구글 어시스턴트다.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는 V30가 처음 제공한다. 목소리를 들려주거나 화면을 두드려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V30의 색상은 오로라 블랙과 클라우드 실버, 모로칸 블루, 라벤더 바이올렛 4종이다. 64GB 모델의 출고가는 94만9300원, 128GB 모델인 V30플러스 출고가는 99만8800원으로 오는 14일부터 사전판매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가볍고 날렵한 V30, 대화면 폰 편견을 버려라
입력 2017-09-1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