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김밥집 막내 장이근, KPGA서 일냈다

입력 2017-09-10 19:16 수정 2017-09-10 23:23
장이근이 10일 인천 드림파크 컨트리클럽 드림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마지막라운드 6번홀에서 세컨샷을 때리고 있다. 장이근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K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수연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KLPGA 제공
뚜렷한 스타가 없어 침체에 빠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대형 스타가 탄생할 조짐이다. 바로 ‘슈퍼루키’ 장이근(24)이다.

장이근은 10일 인천 드림파크 컨트리클럽 드림코스(파72·6938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마지막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추가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8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장이근은 공동 2위 현정협과 임성재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 6월 한국오픈에서 KPGA 투어 데뷔 첫 승을 따낸 장이근은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이로써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 고지에 오른 선수가 됐다.

특히 장이근은 신들린 샷으로 이번 대회에서 KPGA 투어의 각종 기록을 세웠다. 우선 역대 KPGA 투어 사상 72홀 최소타, 최다 언더파를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1월 투어 챔피언십에서 이형준이 기록한 26언더파 262타였다.

또 2007년 김경태 이후 10년 만에 신인으로 첫해 2승 이상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이번 우승으로 1억원을 받은 장이근은 시즌 상금이 4억7019만원으로 늘어나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장이근은 “시즌 처음으로 2승을 달성해 기분이 정말 좋다. 최저타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매 홀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신한동해오픈과 제네시스오픈 등 큰 대회가 이어지는데 큰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182㎝, 75㎏의 좋은 체격에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를 가지고 있는 장이근은 미국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고, 남가주대 재학 중이던 2013년 프로로 전향했다.

특이한 것은 프로 시작이 KPGA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아니었다. PGA 투어 3부격인 PGA 투어 차이나에서 프로에 발을 디뎠고 지난해 아시안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했다. KPGA 투어 첫 승을 따낸 한국오픈에서도 아시안 투어 시드 자격으로 출전한 뒤 우승하며 정식 KPGA 투어 멤버가 됐다. 그런데 한국에 진출한 지 4개월도 안돼 KPGA 투어를 평정하고 있다.

장이근의 활약에 한국 골프계는 환호하고 있다. 최경주와 양용은이 불혹을 한참 넘겼고, 김시우와 왕정훈 등 젊은 선수들이 해외무대로 나서며 스타 부재로 침체된 KPGA 투어에 활력을 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형제 중 막내인 장이근은 골프 집안이다. 서울 명동에서 유명한 충무김밥 식당을 운영 중인 아버지 장오천씨는 10개가 넘는 클럽챔피언 트로피를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 고수다. 셋째 형 장재근은 KPGA 투어 선수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이승택은 마지막라운드에서 12언더파를 쳐 역대 KPGA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KPGA 투어에서 종전 18홀 최소타 기록은 2001년 매경오픈 중친싱(대만)과 2006년 지산리조트오픈 마크 리슈먼(호주)이 세운 61타였다. 2015년 데뷔한 이승택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11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번째 메이저대회인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선 장수연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장수연은 마지막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9언더파로 2위 장하나를 4타차로 제치고 통산 3승째를 챙겼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