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도피한 이후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 중인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50) 정취안홀딩스 회장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관광비자로 뉴욕에 체류 중인 궈원구이는 지난 6일(현지시간) 버몬트주 이민국에 정치적 망명 신청 서류를 제출했으며 신청인으로 ‘마일스 궉'이라는 이름을 적었다고 홍콩 명보 등이 8일 보도했다. 비자 만료기간이 다가온 것으로 알려진 궈원구이는 “조국이 나를 해치려 한다”면서 “망명이 수용되면 중국 당국도 더 이상 나를 어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손꼽히는 부동산 개발업자로 중국 고위 관료들의 ‘금고지기’ 역할을 해왔던 그는 중국 당국이 자신을 사기 혐의 등으로 체포하려 하자 해외로 도피했다. 연일 중국공산당 고위 간부들의 비리를 폭로해 온 궈원구이는 최근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비리 의혹을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궈원구이를 사기와 뇌물공여, 돈세탁 등 혐의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올렸고 얼마 전엔 성폭행 혐의까지 추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궈원구이의 망명 신청을 수용한다면 중국과의 외교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한편으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궈원구이를 중국 반체제 인사로 지정해 중국과의 물밑거래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구성찬 기자
중국재벌 美에 망명 신청, 외교갈등으로 비화 조짐
입력 2017-09-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