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K리그… 베테랑 태극전사가 이끈다

입력 2017-09-09 05:00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마친 국내파 태극전사들이 주말 K리그로 복귀한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K리그의 위상과 경기력,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취임 이후 부지런히 K리그 현장을 찾고 있다. K리그가 대표팀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고를 자랑하던 K리그는 이제 인프라와 자금력을 앞세운 일본, 중국 리그에 밀리는 형국이다. K리그는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에 한 팀도 올려놓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핵심 멤버로 활약하는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유럽파 선수들은 K리그가 키워낸 인재들이다. 이들은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태극마크를 달았고,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K리그는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구단들의 투자 축소다. 한때 ‘큰손’으로 불렸던 수원 삼성과 FC 서울, 울산 현대 등은 과거에 비해 지갑을 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들을 영입하거나 지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K리그는 일본 J리그에 대표급 선수들을 빼앗기고 있다. 올해만 해도 황의조(감바 오사카),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등이 떠났다. 지난해 7월 영국 퍼폼그룹과 10년 간 총액 2100억엔(약 2조1874억원)짜리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J리그는 넉넉한 자금으로 각국 실력파 선수들을 쇼핑하고 있다. 최종예선 B조 1위 일본은 탄탄한 J리그를 발판으로 최종예선 9차전에서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중국 슈퍼리그 팀들은 ‘황사머니’로 해외 스타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축구굴기’를 내세운 중국은 해외 스타들이 자국 리그에서 뛰면 자국 선수들의 수준이 올라가고, 대표팀의 기량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최종예선에서 A조 5위에 그쳐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영입한 후 3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8일 “한국 스타들이 떠나면 K리그의 경기력과 인기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관중과 TV 중계, 스폰서가 확대되고 이를 통해 각 팀의 경기력과 팬 서비스가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가 하루빨리 K리그에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말에 재개되는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경기엔 한국의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에 힘을 보탠 두 베테랑 이동국(38·전북 현대)과 염기훈(34·수원)이 진기록에 도전한다. K리그 통산 196골-69도움을 기록 중인 이동국은 10일 열리는 강원전에서 1도움만 추가하면 역대 처음으로 ‘70-70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59골-97도움을 기록 중인 염기훈은 이날 전남전에서 골을 넣으면 다섯 번째로 ‘60-60 클럽’에 이름을 올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