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숙직 총회장’ 업무를 마치고 이제 경남 창원으로 내려갑니다. 80㎏짜리 갑옷을 벗는 느낌입니다. 허허.”
6일 서울 서초구 방배로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회관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이종승 총회장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이 총회장은 지난 5년간 이곳에서 지내며 총회업무와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추진했다.
이 총회장은 “2012년 9월 예장백석 부총회장에 당선되면서 총회 임원생활이 시작됐다”면서 “경남 창원 임마누엘교회에서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보내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곳에서 지내며 총회 업무를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인근 호텔을 이용했는데 4일 숙박비가 50만원 이상 들었다. 보따리를 싸서 총회본부로 들어왔다. 아침식사는 총회본부 직원들과 콩나물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빨래는 매주 창원 집으로 싸들고 왔다. 업무공간과 숙박공간이 바로 옆에 붙어있다 보니 본부직원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일처리도 신속하게 해냈다. 이런 노력으로 2015년 예장백석교단은 예장대신과 통합 후 7200여개 교회로 국내 3대 교단으로 올라섰다.
이 총회장은 “정상적으로 했으면 2015 년 임기를 마쳤겠지만 교단 통합을 위해 나보다 역량이 훨씬 뛰어난 장종현 백석대 설립자에게 총회장직을 3년간 부탁했다”면서 “부총회장 4년, 총회장 1년 동안에도 임마누엘교회에서 오후 10시부터 오전 3시까지 열린 금요철야기도회 만큼은 직접 인도했다”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교단통합 뿐만 아니라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창립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교회연합의 통합논의가 답보상태에 있을 때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한기연 출범을 성사시켰다.
이 총회장은 “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부분이 아닌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늘 양보하고 섬겨야 하나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특히 리더 개인의 사심문제가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 “공기밥에 돌이 세 개만 있어도 그 밥은 버립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지도자가 어떤 일을 하는데 사소한 사심 2∼3개만 있어도 그 일은 망칩니다. 하나님 앞에, 사람 앞에서 투명하게 일처리해야 합니다.”
그는 오는 11일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열리는 예장대신 총회에서 총회장 업무를 내려놓는다. 당분간 임마누엘교회 목회와 연합사업에 치중할 예정이다. 이 총회장의 마지막 당부는 무엇일까.
“한국교회가 신앙 자유를 지키기 위해 동성애 이단 이슬람 종교인과세 종교편향 문제 등에 적극 대처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입니다.” 예장대신은 오는 10월 서울 남부순환로 부근 지하 3층, 지상 6층 새 건물에 입주한다. ‘숙직 총회장’이 이룬 일 중 하나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이종승 목사 “교회가 하나 되려면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 버려야”
입력 2017-09-08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