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한미FTA 폐기’ 거센 반발에 당분간 논의 않기로

입력 2017-09-08 05:00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문제를 당분간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다우존슨 뉴스와이어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회와 경제계에서 폐기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자 한 발 물러선 것이지만 폐기 문제는 언제든 다시 검토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다음 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뉴스와이어는 “백악관이 5∼6일 의회 지도자들에게 한·미 FTA 폐기 논의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한·미 FTA가 ‘더 이상 당면한 우선순위의 과제’가 아니라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은 “당장에 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 아닐 뿐 폐기 문제가 철회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의원들에게 “한·미 FTA 폐기는 여전히 하나의 옵션이고 실제로 폐기를 검토해 왔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이 한·미 FTA 폐기 문제를 뒤로 미룬 게 내부 반발과 북핵 위기상황에서 한·미동맹 훼손 우려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언제든 폐기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특히 현재 양국 간 진행 중인 개정 협상이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을 경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전격적으로 폐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개정 협상 과정에서 ‘폐기’ 카드가 수시로 지렛대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폐기 논의 유예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차분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준비하겠다”고 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서윤경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