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둘러싼 경찰과 반대 주민들의 격렬한 몸싸움은 5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농성장에서 끌려나온 주민들은 사드 발사대 장비를 실은 트럭이 기지로 반입되는 모습을 주저앉은 채 지켜봤다. 일부는 분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사드 물러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앞두고 기지 입구에서 농성 중인 400여명의 주민과 대치하던 경찰이 해산에 나선 건 7일 0시 전후.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경찰이 농성자 해산에 나서자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은 주민 등이 진입을 막기 위해 끌어다놓은 차량 30여대의 유리창을 깨고 견인을 시도했고, 농성하던 주민들은 이에 맞서 저항했다. 경찰이 농성자를 한 명씩 끌어내려 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이어졌고 여기저기서 물병 등이 날아다녔다. 하지만 경찰은 진압봉 등을 사용하지 않았고 농성자들도 맨몸으로 대응해 극심한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농성은 참가자 400여명 대부분이 현장에서 끌려나온 이날 오전 5시쯤 막을 내렸다. 성주소방서는 집회 참가자 22명과 경찰관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경찰의 해산 작전에 맞춰 0시32분쯤 경기도 평택 미 공군 오산기지를 출발한 사드 장비는 오전 7시53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 저지선 밖으로 밀려난 주민들은 “우리는 사드 배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소리를 질렀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사드 장비의 성주기지 반입은 오전 8시22분쯤 완료됐다. 임시배치 보강 공사를 위한 장비·자재 등을 실은 트럭 40여대도 시차를 두고 소성리 마을회관을 통과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발표 후 426일 만에, 한국에 사드 장비가 도착한 지 6개월 만에 장비의 기지 반입이 마무리됐다.
사드 장비가 반입된 후 성주·김천 주민들과 사드 반대 6개 시민단체는 문재인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들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강행 배치는 더 이상 박근혜정권이 아닌 문재인정부의 적폐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의 염원으로 탄생한 현 정부가 국민을 배반했다”며 “8000명이 넘는 공권력을 한밤중에 동원해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것은 정부의 폭거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반대 성주투쟁위는 정부 규탄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소위 ‘사드오적’(박근혜 황교안 김관진 한민구 윤병세)의 역사적 죄악을 자신이 다 덮어썼고 그들이 심판당할 때 같이 심판을 받게 됐다”며 “다 죽어가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생명을 불어넣어줬다”고 비난했다.
성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사드 추가 배치] 경찰-반대 주민 5시간 격렬한 몸싸움
입력 2017-09-0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