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 지금 얼마나 막혀?” “지금 막히는 구간이 꽤 있어요. 5㎞ 가는데 15분 걸릴 것 같아요.”
말을 알아듣는 스마트한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이 등장했다. 우리나라 차량 2대 중 1대가 이용하는 T맵에 SK텔레콤의 음성을 인식하는 AI 플랫폼 ‘누구’가 탑재됐다. T맵을 사용하는 운전자 1014만명(월 사용자 기준)은 통신사와 상관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T맵에 누구를 탑재한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누구’를 선보였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기능으로 운전 중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음성만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운전자가 주소나 건물 이름 등 목적지를 말하면 여러 선택지가 나오는데, 그중 운전자는 원하는 목적지를 골라 선택하면 된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T맵은 음성으로 도착 예정시간을 안내해준다.
음성 명령으로 가까운 주유소나 주차장을 찾을 수도 있다. 누구 앱(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하면 구글 캘린더에 등록된 일정을 확인하거나 멜론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 11월부터는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게 된다. 운전 중 전화가 왔을 때 “운전 중이라고 문자 보내줘”라고 말하면 전화를 끊고 문자를 보내주는 식이다. T맵 사용 중 전화가 오면 통화 화면이 내비게이션 지도를 가리는 불편함도 해결했다.
SK텔레콤은 음성 인식이 가능해진 T맵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맵은 시속 40㎞ 이하에서는 음성인식 성공률이 96.3%에 달한다. 창문을 닫았을 때 측정한 수치로, 창문을 열고 음성명령을 하면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T맵×누구는 삼성전자 갤럭시 S7 시리즈 이용자에게 먼저 적용되며 오는 15일까지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다음 달 업데이트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T맵×누구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차량 내 디스플레이나 애프터마켓 단말 등과 연동을 검토하고 있다. 여행지 맛집이나 추천 장소 등 단순한 길 안내 이상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주문 등 커머스 기능을 추가하는 제휴도 진행하고 있다. T맵에 누구 서비스가 탑재되면서 머신러닝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현재 50만건에서 480만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호 AI사업단장은 “누구를 자동차뿐 아니라 홈, 레저 등 다른 생활 영역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오픈 플랫폼으로 운영해 외부 개발자가 자유롭게 신규 서비스를 추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그래픽=공희정 기자
얼마나 막혀? 15분 걸려요!… 말 알아듣는 ‘AI 내비’ 떴다
입력 2017-09-0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