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러 사이에 9개 다리 놓아 동시다발적 협력”

입력 2017-09-08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선물받은 조선시대 검을 들어 보이고 있다.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검은 1950년대 미국으로 반출됐다가 러시아인이 매입한 것을 러시아 정부가 확보했다. 오른쪽 사진은 문 대통령이 7일 정상회담을 마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선물하는 모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원점으로 회귀했던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을 한·러 중심으로 재편하는 내용의 신(新) 북방정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9개 분야 협력사업을 중심으로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제3회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9개의 다리를 놓아 동시다발적인 협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러 간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업 등 9개 분야에서 다각도의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동북아 국가들이 극동에서 경제 협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북한도 이에 참여하는 것이 이익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그리고 그것이 핵 없이도 평화롭게 번영할 수 있는 길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 협력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에너지 슈퍼링 구상, 몽골 고비 사막의 풍력·태양광을 결합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도 “그동안 극동 개발은 남·북·러 3각 협력을 중심으로 추진돼 왔는데 남북 협력 진도가 안 나가면서 한·러 협력도 지체됐다”며 “이제는 순서를 바꿔야 한다. 한·러 협력이 먼저이고 그 자체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헤이그 특사 파견 110주년을 맞아 개최한 동포 간담회에서 차세대 동포에 대한 각종 지원 사업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최재형 이상설 이위종 이동휘 선생 등 독립유공자의 후손과 사할린 강제징용 1세대 동포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블라디보스토크=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