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상조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4대 그룹도 조사 대상”

입력 2017-09-07 18:00 수정 2017-09-07 20:36

김상조(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 등 4대 그룹도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총수 일가 사익편취)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만간 LG, SK 등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들의 수익구조에 불공정한 부분이 있는지 실태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조사는 지난 3월 서면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위반 혐의가 높은 기업부터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 순서에는 4대 그룹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일감 몰아주기 조사와 관련해 4대 그룹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번 4대 그룹 간담회에서 말했듯 그들이 변화와 개혁의 시그널을 보여준다면 기다려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순서대로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공정위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국민이 ‘더는 못 참겠다’는 상황이 온다면 뭐든지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4대 그룹 조사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또 대기업집단 지주회사들의 후진적 수익구조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지주회사들이 자회사 배당금으로 운영을 하는데 지분율이 낮다보니 자회사들로부터 브랜드 수수료뿐 아니라 컨설팅 수수료, 심지어 빌딩 임대료까지 받는 경우가 있다”면서 “지주회사 수익구조를 정확히 파악한 뒤 지주회사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달 중 기업집단국이 신설되면 관련 실태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 실형 선고와 관련해서는 “이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 재판부가 형량을 재량 감경해줄 것으로 생각했다면 정말 ‘스튜피드(stupid, 어리석은)’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획과 삼성전자 자사주 처리, 이 두 개를 최대한 지렛대 삼아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두 개 카드를 다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