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공공기관, 15개 부문 나눠 합동채용

입력 2017-09-07 18:32

46개 공공기관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을 합동채용 방식으로 선발한다. 필기시험을 같은 날에 치러 일부 수험생의 중복합격을 막고, 과도한 경쟁률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응시기회가 줄어들면서 취업준비생의 반발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46개 공공기관을 모두 15개 그룹으로 나눠 하반기 합동채용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4개 금융공공기관과 항만 4개 공기업(부산·울산·인천·여수광양 항만공사)만 실시하던 합동채용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기재부는 중복합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공기관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면서 수험생들은 준비하는 분야와 관련된 공공기관에 중복 지원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러 곳에 최종 합격한 응시생들은 가장 선호도가 높은 곳을 선택한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공공기관에선 갓 뽑은 인력이 이직하게 되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부 공공기관의 경우 중복합격에 따른 인력유출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다른 수험생의 채용 기회를 축소하는 결과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수험생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공공기관 입사를 준비하는 정모(31)씨는 “소신보다 합격이 우선인 응시생들이 대부분”이라며 “이제 필기시험 날만 되면 어디가 뚫기 더 수월할지 ‘눈치작전’까지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기재부는 46개 공공기관을 15개 날짜로 나눠 시험을 보도록 배려했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기관은 공항·철도·도로·항만 4개 분야로 나눠 오는 30일부터 11월 25일까지 각각 필기시험을 치른다. 11개 에너지 공공기관은 다음 달 28일부터 11월 18일 사이에 4개 그룹으로 나눠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한국전력공사의 필기시험을 보려면 같은 그룹으로 묶인 한전KPS는 포기해야 한다. 남부발전이나 남동발전처럼 같은 에너지 공공기관이라도 다른 그룹에 묶이면 중복 응시가 가능하다.

세종=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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