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교회와 직장이 다르고, 무용도 전공하지 않은 이들이 워십 댄스 선교단을 만들었다. 바로 ‘헤세드 워십 선교단.’ 인기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모인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내방역 인근 빌딩 지하. 99㎡ 정도의 넓은 마룻바닥에서 30∼40대 여성들이 워십 댄스 연습을 하고 있었다. ‘주의 장막에서’란 곡에 맞춰 춤을 추는 이들은 ‘프로’처럼 보였다. 크게 움직이지만 절제된 몸동작, 우아한 손놀림, 밝은 미소, 시선 처리 등 흠잡을 곳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 중에 무용을 전공한 이는 없었다. 하는 일도 달랐다. 리더 격인 손은수씨는 일본어 강사다. 춤은 어릴 때 리듬체조를 해 본 게 전부라고 했다. 장인주씨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평범한 주부다. 그는 “10년 전 주일학교에서 율동을 가르치기 위해 강습을 받다가 워십 댄스에 푹 빠졌다”고 했다.
정희경씨는 영어강사, 허유리씨는 극작가 지망생이다. 모두 무용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다. 김현경씨는 헤어숍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만 어려서 잠깐 무용을 배웠다고 했다.
섬기는 교회도 제각각이다. 손은수 장인주 정희경씨는 경기도 동두천 동성교회(김정현 목사), 김씨는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허씨는 뉴웨이교회(조승현 목사) 성도다.
이들이 어떻게 모여 선교단을 만들었을까. 이들은 한 워십 학교를 통해 알게 됐다. 신앙생활을 하며 워십 댄스를 접했고 제대로 배우려고 강의를 들은 것이다. 2년 전부터 자연스레 모였고 올해 3월 정식으로 선교단을 출범했다.
실력은 벌써 인정받았다. 지난달 26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주관한 ‘제13회 대한민국선교무용축제’ 한국선교무용 중·장년부 단체전에서 입상했다.
지도교수가 크리스천이 아닌 것도 특이했다. 세종대 무용학 박사이자 창작집단 ‘수’ 대표인 최수진(42)씨는 어릴 때 잠깐 교회를 다녔고 지금은 출석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 대표는 “워십 댄스도 하나의 춤 장르이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이 어색하진 않다”며 “작품의 영감을 얻으려고 평소 성경책을 본다”고 말했다.
멤버들의 첫 번째 기도제목은 최 대표의 신앙 회복이다. 손씨는 “교회는 안 다녀도 가끔 기도 요청을 한다”면서 “곧 교회에 다닐 거라 믿는다”고 확신했다.
두 번째 기도제목은 새 작품, 새 무대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김씨는 “해외선교 무대에도 서고 싶다”고 했다. 손씨는 “우리의 사역을 통해 우리처럼 문화사역에 관심 있는 이들을 찾아 지원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프로급’ 워십 댄스로 하나님께 영광
입력 2017-09-08 00:05 수정 2017-09-11 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