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구 교수 인터뷰 “삶은 면생리대, 유해물질 노출 줄여줘”

입력 2017-09-07 05:04

김만구(사진)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가 생리대 파동에 대해 “현대사회에 살면서 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노출을 줄일 수는 있다”며 “이번 시험에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삶아서 쓰는 면생리대”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생리대에서 어떤 유해물질이 얼마나 방출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간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시험을 진행했다. 그는 6일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가 쓰는 물건에서 유해물질이 얼마나 나오는지, 어떤 것이 나오는지도 모르고 써왔기 때문에 이번 시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도중에 시험을 그만둘 뻔했다고 털어놨다. 처음 시험에 착수했을 때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이라고 생각한 면생리대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제일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그대로 시험을 포기하려 했는데 씻어보니 발암·유해물질의 70%가 사라지고, 삶으니까 99% 없어졌다”며 “결국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이려면 일회용 생리대 대신 면생리대를 삶아서 사용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김 교수의 시험법에 대해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그는 “과거 자동차의 실내 공기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자동차 부품인 실내 내장재에서 방출되는 유해물질을 연구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방법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인정받았다”며 “생리대를 사용할 때도 자동차와 같이 밀폐된 환경을 상정하기 때문에 그 방법을 토대로 시험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998년에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서 끓였을 때 스테론다이몬트라이머가 방출된다는 것도 내가 밝혀냈다”며 “당시 식약청(식약처의 전신)은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끓이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지금 식약처처럼 내 시험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 건강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에 관해서는 생리대라는 말조차 꺼내는 것을 터부시해왔다”며 “어떤 화학물질이 생리대에서 검출되는지를 연구하는 게 내가 할 일이고 검출된 물질과 그 양이 얼마만큼 인체에 유해한지 알아내는 독성시험, 노출시험은 식약처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릴리안 생리대 제조업체 깨끗한나라로부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에 대해 “화학물질을 사용한 생리대에서 여러 화학물질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내가 나서서 릴리안 생리대가 문제라고 밝힌 적은 없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