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천신만고 끝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내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한국 축구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업적을 달성했지만 “이대로는 본선에서 망신만 당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0대 0 무승부를 거뒀다. 4승3무3패(승점 15)를 기록한 한국은 A조 2위로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B조에선 일본(승점 20)과 사우디아라비아(승점 19)가 1, 2위로 본선에 합류했다. A조의 시리아와 B조의 호주는 두 차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승리하기 위해 왔는데 아쉽게 무승부를 거뒀다. 그래도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부임 후 치른 (이란과의) 첫 경기에서 지지 않는 경기를 해서 우즈베키스탄전 때 자신감이 붙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한국 축구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9회 연속이자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통산 10번째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은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여섯 번째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최종예선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고질병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본선 진출도 자력이 아닌 다른 국가들이 물고 물린데 따른 어부지리 성격이 강했다.
전문가들은 “허술한 수비 조직력을 다지고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발해야 한다”며 “강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강화해야 2014 브라질월드컵 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시간은 9개월뿐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申 앞의 명령… 한국축구 다시 시작하라
입력 2017-09-07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