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비리’로 인한 실각설에 이어 최근 간암설까지 불거졌던 왕치산(69·사진 오른쪽)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왕 서기가 중국 관영매체에 등장한 것은 지난달 1일 건군 90주년 경축대회에 상무위원들과 참석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중국CCTV는 왕 서기가 지난 3∼5일 후난성에서 시찰 활동을 하고 순시공작 좌담회를 주재했다는 내용을 6일 일제히 전했다. 왕 서기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과 좌담회에서 단호한 표정과 목소리로 얘기하는 장면이 CCTV를 통해 전달됐다.
그는 좌담회에서 “중국공산당이 직면한 최대 도전은 권력에 대한 유효한 감독”이라며 “전면적인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은 궁극적으로 말단까지 기강 관리를 확장하는 ‘역사 주기율’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암설이 나돌던 것과 달리 얼굴 모습 등으로 봐서는 건강에 큰 이상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고, 오히려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왕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실세이자 반부패 사령탑으로 시 주석이 권력을 장악하는 데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8월 초부터 관영매체에 동정이 거의 보도되지 않아 온갖 억측을 낳았다. 그가 건재를 과시함에 따라 다음 달 18일 열리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될지 주목된다.
한편 차기 주자로 급부상한 천민얼(57) 충칭시 서기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기명 기고문을 싣고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18차 당대회 이후 시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굳건한 영도하에 위대한 업적을 이뤄냈다”며 “최고의 이정표적 성과는 시 총서기를 당 중앙의 핵심 지위에 세우고, 시 총서기의 중요 발언 정신과 당 중앙의 국정운영으로 신이념, 신실천, 신전략을 형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서기가 충칭시 서기 부임 후 중앙 관영매체에 글을 실은 것은 처음이어서 중국 지도부가 그에게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상무위원 유임?… ‘간암說’ 왕치산 한 달여 만에 공개 활동
입력 2017-09-06 19:08 수정 2017-09-06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