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호 한기총 신임 대표회장 “국난 극복 위한 기도성회부터 개최할 것”

입력 2017-09-07 00:04
엄기호 한기총 신임 대표회장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사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기총의 당면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역사적으로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흔들리면 나라도 흔들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 엄기호 목사(경기도 광주 성령교회)는 5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만나자마자 인터뷰 일성으로 최근 한국사회와 교회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엄 대표회장은 “교회의 영적 분별력이 흐려진 상황에서 교회 갱신과 회개운동을 벌이겠다”면서 “국난 극복을 위한 기도성회부터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 대표회장은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 대해 밖으로는 북한의 핵도발로 인한 한반도 위기 상황을, 안으로는 동성애 동성혼 허용 헌법개정 움직임과 종교인 과세정책을 둘러싼 문제 등으로 인한 분열 등을 꼽았다.

엄 대표회장은 “동성애의 밑바닥엔 기독교 정신을 말살하려는 인본주의 사상이 흐르고 있다”면서 “인간 마음대로 성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사조에서 뿌리내린 동성애 동성혼 젠더이론 이슈 앞에 물러서면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교회는 동성애 동성혼 합법화 개헌반대 100만명 서명은 물론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해서라도 이 문제를 목숨 걸고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대표회장은 “종교인 과세는 자발적으로 하면 되지만 ‘종교인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세무사찰은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면서 “만약 교회에 세무사찰이 들어오면 성도들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잃게 되고 교회를 영리 목적의 인간적인 단체로 치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훗날 무혐의가 나오더라도 성도들의 세무조사에 따른 정신적 충격이 가시지 않을 것이고 신천지 같은 사이비 종교집단은 이걸 활용하려고 달려들 게 뻔하다”면서 “결과적으로 세무조사는 교회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정통교회와 이단의혹 교회 간 대결구도였다. 엄 대표회장의 당선은 정통신학의 승리일 뿐만 아니라 금품을 쓰지 않고 얼마든지 대표회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엄 대표회장은 “선거 기간 중 총대들을 일절 만나지 않았으며 전화로만 소신을 밝혔다”면서 “깨끗하게 선거를 치러야 훗날 잘못 앞에 깨끗하게 일처리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그게 적중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총대들이 성숙한 의식을 보여줬으며 깨끗한 선거, 한기총 개혁에 대한 열망이 남달랐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기총이 연합운동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며, 4개월간 조직 내실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엄 대표회장은 “교회 연합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한기총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수 안에서 한국교회가 하나 된다면 어느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먼저 한기총의 내실화부터 해야 하는데, 내부소통을 강화하고 한기총 회관 건립의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와 한국오순절교회협의회 대표회장을 지낸 엄 목사는 영성회복에도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9년 전 상처(喪妻)하고 홀로 지내는 엄 대표회장은 슬하에 1남1녀가 있다. 두 자녀 모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소속 선교사와 목사로 복음전파에 힘쓰고 있다. 대표회장 취임식은 8일 광주 성령교회에서 개최된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