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돗물 83% 미세 플라스틱 검출

입력 2017-09-07 05:02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이 인간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해양 오염원으로만 관심이 모아진 ‘미세 플라스틱’이 전 세계 80% 이상의 수돗물에도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 미국 독립 언론단체인 ‘Orb 미디어’를 인용, 전 세계 83%의 수돗물 샘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94%가 미세 플라스틱에 오염됐고, 가장 수치가 낮은 유럽도 72%나 됐다. 이밖에 레바논 베이루트 94%, 인도 뉴델리 82%,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76% 등이었다. 수돗물 500㎖당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의 숫자는 미국의 경우 4.8개, 유럽은 1.9개였다. 이번 연구는 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상의 미세 플라스틱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결과는 미세 플라스틱이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었음을 의미한다. 골웨이마요 공대 앤 마리 마혼 박사는 “미세 플라스틱 섬유가 수돗물에서 나왔다는 것은 우리가 측정할 수 없는 나노(1억분의 1) 입자들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라며 “나노 입자들은 세포에 침투할 수 있고 그것은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최근 연구에서 24개 브랜드의 맥주는 물론 꿀과 설탕 등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2015년 프랑스와 2016년 영국에서는 공기 중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 플라스틱은 옷과 양탄자 등의 마모나 회전식 빨래 건조기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억t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이 중 20%만 재생되거나 소각된다. 나머지는 모두 쓰레기로 버려진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