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화해무드… 동주·동빈 손잡나

입력 2017-09-07 05:00
롯데가 친인척들이 분쟁 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를 중재하며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뉴시스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에 화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모친과 삼촌, 사촌 등 친인척들이 이들의 화해를 적극 중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형제의 화해 여부에 따라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의 향배도 결정될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신동주·동빈 형제 사촌동생인 신동우 일본 산사스 전무는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두 사람의 화해를 적극 모색하겠다”며 “이달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신 전무는 신동주·동빈 형제 삼촌인 신선호 산사스 사장의 장남으로 일본에서 함께 자라며 어린 시절을 보내는 등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친인척들이 앞장서 중재에 나서면서 형제가 다시 얼굴을 맞대고 화해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월 신동주·동빈 형제는 모친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 중재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 분쟁 이후 2년여 만에 만났다. 당시 만남은 10분 만에 끝났지만 모친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던 만큼 형제가 화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지난달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형제의 갈등이 증폭됐다. 신 전 부회장 측이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에 대해 “신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기를 든 것이다.

다시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신 전 부회장이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나무코프 회장)과의 자문 계약을 해지한 게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민 전 행장과 법률단으로 구성된 ‘민유성 사단’ 조언을 토대로 각종 고소·고발, 주총 표 대결 등을 벌여왔다. 한국어를 모르는 신 전 부회장을 대신해 강공 분위기를 주도한 것도 민 전 행장이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잇따른 대결 국면에서 모두 패하면서 민 전 행장은 신 전 부회장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주사 전환마저 신 회장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자 신 전 부회장은 자문기간을 남겨두고 계약을 해지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새로운 법률자문단으로 ‘법무법인 바른’을 선임했다. 이밖에도 롯데가(家)의 앞날을 걱정하는 인사들이 멘토 자격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측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만나려는 목적이나 화해를 위한 뜻에 공감하며 신 회장 역시 같은 뜻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